머니 가이드

경제 / 재테크 / 정책

어려운 정책과 복잡한 경제 뉴스를 내 가족에게 설명하듯 쉽고 친절하게 풀어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정부 지원금과 쏠쏠한 생활 꿀팁을 콕 집어 전달해 드립니다. 여러분의 지갑이 조금 더 두둑해지는 그날까지, 가장 든든하고 친절한 정보 안내서가 되어드리겠습니다.

세계 시장을 주도했던 일본 조선업의 점유율이 1%대로 추락했습니다. 독(dock)과 자금은 넘쳐나도 정작 배를 설계할 고급 인재가 사라진 일본의 뼈아픈 쇠락 과정과, 이를 반면교사 삼아야 할 한국 조선업계의 인력난 및 초격차 생존 전략을 심도 있게 분석합니다.

푸른빛이 감도는 첨단 연구실에서 젊고 전문적인 한국의 엔지니어가 밝게 빛나는 홀로그램 LNG 선박 모형을 섬세하게 조작하며 설계하는 미래지향적인 모습.

돈도 독(dock)도 있지만, 도면 그릴 사람이 없는 일본의 비극

1980년대, 전 세계 바다를 누비는 선박의 절반을 만들어내며 세계 조선 시장을 호령했던 일본. 하지만 오늘날 일본 조선업이 마주한 현실은 참담합니다. 올 1분기 글로벌 신규 수주 점유율은 불과 1.4%로 쪼그라들었고, 전 세계적인 선박 발주 호황 속에서도 4년 연속 수주 감소라는 늪에 빠져 있습니다. 특히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은 2016년 이후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습니다.

일본 최대 조선사인 이마바리조선의 히가키 유키토 사장은 “새로운 해외 수요는커녕 일본 화주의 교체 수요에도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중견 조선사인 쓰네이시조선 역시 일할 사람이 없어 공장 가동률을 40%나 낮춰야만 했습니다. 위기를 직감한 일본 정부가 ‘조선업 재생 로드맵’을 짜고 3조 2천억 원 규모의 막대한 기금 투입을 예고했지만, 현장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공장을 늘리고 자금을 투입해도, 정작 텅 빈 책상에서 배의 설계 도면을 그려낼 ‘두뇌’가 없기 때문입니다.

엘리트 인재 양성 시스템 붕괴, 불황기 구조조정의 뼈아픈 대가

일본 조선업이 이토록 철저하게 무너진 핵심 원인은 바로 ‘최고급 인재 양성 생태계의 붕괴’에 있습니다. 과거 불황이 닥쳤을 때, 일본의 조선사들은 당장의 비용 절감에 눈이 멀어 설계 인력 채용과 투자를 멈췄습니다.

학계의 움직임은 더욱 뼈아팠습니다. 최고 명문인 도쿄대는 2000년 학과 개편 과정에서 선박해양공학과를 다른 학과들과 통폐합해버렸고, 히로시마대 역시 1945년부터 이어온 조선과의 간판을 내렸습니다. 우수한 인재들이 조선업으로 유입될 파이프라인 자체가 끊겨버린 것입니다. 설계와 연구개발을 담당할 최고급 두뇌가 사라진 틈을 타 한국과 중국이 신기술 주도권을 빼앗아 갔고, 일본은 결국 조립 하청기지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남의 일이 아닌 일본의 쇠락, 한국 조선의 남겨진 과제

일본의 뼈아픈 실패는 한국 조선업계에 강력한 경고등을 켜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2010년대 겪은 극심한 불황 속에서 수많은 숙련 엔지니어와 설계 인력이 현장을 떠났습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당장 내년인 2027년까지 13만 5,000명의 전문 인력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미충원율은 타 산업의 두 배에 달합니다. 매년 수천 명의 엔지니어를 배출하며 맹렬하게 추격해 오는 중국의 저가 공세도 큰 위협입니다.

현재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가 중국을 따돌리기 위해 내세우는 핵심 무기는 압도적인 연비와 무결점 품질을 자랑하는 ‘초격차 기술’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와 함께 9조 원을 투자하는 이니셔티브도 발족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고도의 기술력을 창조해 내는 것은 결국 기계가 아닌 ‘사람’입니다.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이 증명하듯, 한 번 무너진 인재 생태계는 돈만으로 단기간에 복구할 수 없습니다. 주요 대학의 선박 관련 학과를 고도화하고, 현장과 밀착된 최고급 인재 양성에 국가적 사활을 걸어야 할 때입니다.

[3줄 핵심 요약]

  • 과거 세계 1위였던 일본 조선업은 1분기 수주 점유율이 1.4%로 추락했으며, 자금과 설비가 있어도 설계 인력이 없어 수주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이는 과거 불황기에 설계 인력 양성을 멈추고 도쿄대 등 명문대의 선박 관련 학과를 통폐합하며 ‘최고급 두뇌 생태계’를 스스로 무너뜨린 결과입니다.
  • 한국 조선업 역시 2010년대 불황 여파로 심각한 설계 인력난을 겪고 있으며, 중국의 추격을 뿌리칠 ‘초격차 기술’을 이끌 전문 인재 양성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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