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유소 휘발유에 이어 경유마저 리터당 2000원을 돌파했습니다. 정부의 4차 최고가격제 동결에도 불구하고 소매 기름값이 계속 오르는 이른바 ‘가격 정상화’의 배경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호르무즈 해협 위기)가 향후 국내 주유소 물가에 미칠 파장을 상세히 분석합니다.

치솟는 전광판 숫자, 2000원 시대의 귀환
퇴근길 주유소에 들렀다가 전광판 숫자에 놀란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한동안 잠잠했던 기름값이 다시 매서운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ℓ)당 2000원을 넘어선 데 이어 24일 기준 경유 가격마저 2000.1원을 기록했습니다. 경유가 2000원 선을 뚫은 것은 2022년 5월 이후 약 3년 9개월 만입니다. 서민 경제와 물류업계의 체감 물가가 그야말로 턱밑까지 차오른 상황입니다.
공급가를 묶었는데 주유소 가격은 왜 오를까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정부는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정유사가 주유소에 넘기는 공급 가격을 제한하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 중입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4차 최고가격을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으로 2·3차와 동일하게 동결했습니다. 공급가가 묶였는데 소비자가격은 왜 멈추지 않고 오르는 것일까요?
정부와 업계는 이를 ‘가격 정상화 과정’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동안 2·3차 최고가격이 국제유가 상승폭보다 낮게 설정되어 인위적으로 시장 가격을 억눌러 왔습니다. 정유사 공급가와 주유소 판매가의 통상적인 차이(유통 마진)는 리터당 100원 내외인데, 억눌렸던 마진이 서서히 회복되면서 소매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산업부는 이 흐름대로라면 향후 주유소 판매가격이 휘발유 2030원, 경유 2020원 수준까지 추가로 오를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중동의 화약고, 당분간 지속될 고유가 터널
국내 유가의 향방을 결정지을 근본적인 열쇠는 결국 해외에 있습니다. 최근 국제 석유제품 평균 가격이 소폭 하락하며 인하 여력이 생기긴 했으나, 정부가 상한을 섣불리 내리지 못한 것은 국제유가 불안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글로벌 원유 시장은 이란과 미국의 전쟁 긴장감, 그리고 전 세계 원유 수송로의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로 인해 극심한 변동성을 겪고 있습니다. UAE 유력 일간지 ‘더 내셔널(The National)’과 프랑스 AFP 통신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달러 선을 오르내리며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가능성이 제기된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 타결 여부에 따라 유가가 진정될 희망도 존재하지만, 당장 눈앞의 불확실성은 짙습니다.
당분간 운전자들은 2000원대 기름값을 기본값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릅니다. 유가 변동 뉴스를 예의주시하며, 오피넷 등 가격 비교 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생활 속 방어 운전에 나서야 할 시기입니다.
[3줄 핵심 요약]
-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에 이어 경유 가격도 약 3년 9개월 만에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하며 가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 상한(4차 최고가격제)을 동결했지만, 과거 억눌렸던 유통 마진이 회복되는 ‘가격 정상화’ 과정 속에서 소매가가 상승 중입니다.
- 미국-이란 전쟁 및 호르무즈 해협 위기로 글로벌 원유 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한 만큼, 휘발유 기준 2030원 선까지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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